2014년 5대 신년 계획 세우기 - 한 개발자의 40대를 위한 작은 준비

2013. 12. 23. 08:00

 

 개발자다 보니 컴퓨터랑 거의 하루종일 붙어 살고, 아이패드에 아이폰에 도대체가 펜을 잡을 기회가 없습니다. 어쩌다가 펜을 잡고 글을 쓰려고 하면 손동작이 굉장히 어색하기까지 하네요. 참네... 초등학교때는 아버지의 유전자를 물려 받아 빛나는 글씨체로 경필대회를 휩쓸다시피했었는데 (초등학교 1, 2, 3학년 경상북도 3연패의 위엄 ㅎㅎ) 요즘은 지렁이가 굴러 다니네요.

 

 최근에 던킨도너츠를 자주갔었는데 어쩌다 보니 다이어리를 받아서 이것 저것 적다보니 신년 계획을 한 번 세워보자 해서 작성하다가 블로그로 옮겨봅니다. 2013년 한해를 돌아보게 되고 참 어영부영 살았구나 싶더군요. 매년 연말이면 똑같이 한 해를 정리하고 새해를 맞이하는 작심을 해보지만 꾸준히 지키기란 너무너무 어렵습니다.

 

 

 

 

 

 

1. 일년에 책 12권 읽기

 

 그 대망의 1번은 독서.

 독서 많이 하시는 분들 한두달이면 끝날 분량인데 전 무려 일년의 계획을 세웠네요. 필요한 자료들은 모두 인터넷을 통해 습득하다 보니 고작 읽어봐야 2, 3권 읽는게 전부였던 과거를 돌이켜보니 "니가 더 발전하지 못하는 이유는 독서 외에는 없다" 라는 결론이 나더군요. 작년에 읽은 책이라고는 무라카미하루키의 1Q84, 넥스트머니 비트코인, 스마트한 생각들.... 이 다네요 -_-

 다양한 RSS와 인터넷 기사들, 에버노트, Pocket 등으로 수많은 정보를 입수 하고는 있지만, 독서가 주는 깊이 있는 지식은 반드시 필요할듯 합니다. 최근 교보문고에서 발표한 2013 베스트셀러에서 몇권 골라 당장 시작해봐야겠습니다.

 

 

 

2. 영어 공부

 

 역시 단골메뉴가 또 나왔습니다. 대학교 3학년때 토익 650점 맞은 이후로 단 한번도 공부를 하지 않은 영어. 대기업을 다니거나 공무원도 아니고 외국 바이어를 상대하는 사업을 하는 것도 아니라 기본적인 문서 리딩 정도로 참 잘도 버텨왔네요.

 

  • 하루 1개 영문 IT 기사들 번역
  • 좋아하는 미드 한 두회 정도 SMI 파일 없이 보며 듣기

 

우선은 이렇게 계획을 짜보았습니다. 그래도 흥미있는 것을 해야겠기에 IT 기사, 애플 관련 기사들을 오전에 하루 한 개씩 번역을 하고 그것을 블로그로 옮기거나 하면서 연습을 하고, 듣기는 빅뱅이론 같은 ㅎㅎ 전문적인듯 하면서도 일상적인 미드를 골라 한 회를 주구장창 들으며 이해하도록 노력해 볼 예정입니다.

 

 

 

 

3. 40대를 위한 핵심 IT 기술 익히기

 

 어쩌다 보니 너무나 오랫동안 비슷한 기술로만 먹고 살아온거 같네요. 현재 국내에는 닷넷은 거의 죽어가는 분위기이고 웬만한 프로젝트는 다 자바 오라클 세상. 자바 개발자들은 넘쳐나고 그만큼 제가 하고 있는 사업도 그 기반을 많이 상실한 분위기 입니다. 물론 그 시작의 단계라 먹고 사는데는 지장이 없지만, 40대에 들어서기 전에 뭔가 하지 않으면 그 이후는 장담을 못하겠군요.

 

 우리나라 실정은 이렇지만 지금 세계 아니 미국은 이미 앱을 넘어 웹으로의 새로운 접근과 클라우드 세상으로 Node.js, 하둡, MongoDB, 커피스크립트, 루비(또는 루비온레일스), HTML5 등 혁신이라 불릴만한 새로운 기술들이 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안착단계에 이르렀습니다. 그 중 몇 개월전 접한 트렐로(Trello) 라는 서비스는 저에게 가히 엄청난 충격을 주었는데요, 그 아이디어도 놀랍지만 거기에 사용된 기술들과 웹에서 동작하는 모양새가 플래쉬보다 더 다이나믹하여 매료될 수 밖에 없었죠.

 

 

트렐로 서비스 기술 개요

 

  

 아직 무엇을 해볼지, 그리고 그것으로 무슨 서비스를 만들어 볼지는 정하지 않았지만 노드닷제이에스와 몽고디비를 이용하고 Backbone.js 를 공부하는 것은 변함 없을듯 하네요. 제가 멋진 클라우드 서비스를 만들 수 있을까요?

 

 

 

 

4. 아침 운동 30분

 

 계획들 중 가장 어려운 것을 들자면 바로 이것. -_-

 저녁도 아니고 아침 운동. 저는 상상해봅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나이키 운동화와 아이폰이 연결된 시스템을 장착하고 동네 공원에서 조깅을 마친 후 수건으로 이마를 닦으며 인근 커피숍에서 아이스아메리카노를 시켜 마시며 한겨례 신문을 읽고 있는 제모습을요. ㅎㅎ 그리고는 아이폰을 통해 오늘의 일정을 체크하고 음악을 틀어놓고 간단한 아침 식사로 허니브레드.. 아니 이건 너무 거하죠 ㅎㅎ 그 도너츠 모양의 아침에 잘 먹는 빵 (이름이 기억안나네;;;) 을 먹습니다. 그리고는 여유있는 발걸음으로 집으로 향할 것이고 샤워를 하고 오늘의 일과를 준비합니다.

 

 

 몇 달전인가요?

 국내에 방문했던 외국 대기업 CEO가 아침 회의는 참석할 수 없으니 미뤄달라고 했답니다. 이유는 아침에는 무조건 운동을 한다네요. 그말을 듣고 아무나 CEO가 되는건 아니구나. 철저한 자기 관리. 그것이 성공의 비밀이 아닌가 싶었습니다. 가장 지키기 어려운 계획이지만 가장 지켜보고 싶은 계획이기도 합니다. 제 야행성 습관을 제거함으로써 활기찬 아침 시간과 밀어부칠 수 있는 체력이 남는다면 내년은 성공한 한해가 될 거 같습니다.

 

 

왜 난 이런게 멋있어 보이냐고!!

 

 

 

 

5. 최소한 일주일에 하루는 컴퓨터를 키지 말자.

 

 앞서 말했듯이 개발자, IT 업계에 있다보니 컴퓨터와는 거의 24시간 붙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와이프가 가장 싫어하는 부분이 바로 이것. 심지어 TV 볼때도 아이폰, 아이패드를 놓지 않으며 걸어다닐때 버스 지하철에서도 웹 세상과 연결되어 있으니 어떻게 보면 참 불쌍한 인생일지도 모르겠네요 ㅎ

 몇 주전에 동네 산에 등산을 갔었는데, 아차! 아이폰을 두고 가버렸습니다. 그 사실을 인지하는 순간부터 조바심에 답답하고 확인해야할 것들을 못하니 숨이 막혀오더군요. 그래도 한참을 걸어온지라 다시 돌아갈수는 없고 그냥 가기로 했습니다. 평소에는 산에서 걸을때도 수분마다 한번씩 뭔가를 확인하고(실제 띵동 알람들이 울려데죠;;;) 검색하고 했었는데, 이번에는 할일이 사라지니 하늘도 바라보게 되고 주변도 좀 살피게 되더군요. 한 두시간 지나니 조급증도 서서히 사라지고 마음도 편해지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집에 오자마자 내 아이폰 ~~~~~ 하고 이것 저것 메일부터 문자까지 모두 확인을 해치웠지만, 그 씁쓸한 기분은 남아 있더군요.

 

컴퓨터 중독자, 스마트폰, 인터넷 중독... 

뭐 일이 그러하니 벗어날 수는 없지만, 가족과 와이프 그리고 나를 위해 일요일 하루쯤은 컴퓨터를 닫고 아이패드를 책장에 꼽아둘 생각입니다.

 

 

 그 밖에도 확실한 머니머신을 구축하여 여러개의 자동 파이프라인을 구축해보자는 계획도 있고, 현재 사업을 자바 버전으로 확대하자, 세계가 놀랄만한 글로벌 소프트웨어를 만들어 보자 등등 많습니다. 그리고 추사랑 같은 예쁜 아이를 낳는것도요 ^^;;;

 

 

 

 

 

 여러분들은 2014년 계획을 세워보셨나요?

 이제 곧 크리스마스에 연말에 종무식에 연말 모임 회식에 정신 없이 돌아가다가 덜컥 2월이 될지 모릅니다. 지금부터라도 올해를 돌아보고 새해에는 보다 나은 아주 조금이라도 나은 해를 보내도록 노력해 봅시다 ㅎ

저 많은 계획들 중에 뭐가 잘 지켜지고 잘 안될지는 모르겠지만 최소한 노력이란 것을 해볼 생각입니다. 그래도 한 번쯤은 열심히 살았다는 소리를 들어야하지 않을까요? ^^

 

 

리바이 병장 마이 스토리/개발자